또.
실패를 하고 말았다.
나는.
도대체 뭐하는 인간이지?
망치로 한대 얻어 맞은 것 같은 느낌도 이제는 사라진지 오래다.
또네.
친한 친구를 맞이 하듯, 나는 그렇게 나의 실패를 맞이했다.
주홍글씨 위에 주홍글씨.
모든 감각이 사라진다.
세상의 모든 좋은 것들이
내 눈 밖으로 내 손 밖으로 내 감각 밖으로
빠져나가고.
정말 놓기 싫었던
손에 쥔 쾌락이라는 이름의 진주 한알도
놓아준다.
나는 뭘까.
너는 뭘까.
세상은 도대체 무엇일까.
내일 먹을 음식 리스트를 지웠다.
내일 할 일 리스트를 줄였다.
내 몸도 결국 내 정신에 백기를 들었다.
그렇게 나는 실패에 먹혔다.
無.
無.
그리고 꿈틀대는 나의 기도.
그 실패의 뱃속에서.
내가 수없이도 많이 했던 기도를 불러내어 아무도 듣지 못하게 읇조린다.
실패가 더 커질지도 몰라 더욱더 소리를 낮춘다.
無는 존재하는 나에게 답이 아니기에 그렇게 기도 한다.
신이시여.
살려주시옵소서. 불쌍히 여겨주시옵소서.
충분히 작았다. 충분히 숨었다.
이 기도.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.
다행이라고 느끼는 순간.
눈물도 썪은 속도 모두다 얼어버린 나에게 하나의 善물이 온다.
평안.
이 한조각은 과연 실패를 이길 수 있을까?
글쓴이: Shout Out